지난 6월 말 북한산에 갔다가 손을 다쳤다. 평소 자주 다니던 익숙한 길이었는데 발이 꼬이면서 몸이 그대로 땅바닥에 엎어졌다. 일어나 보니 다른 데는 괜찮은 듯한데 오른손 중지와 약지가 몸에 깔려 좀 심하게 접질렸다. 다음 날…
책상에 놓인 달력을 보니 7월은 ‘빗방울 달’, 8월은 ‘타오름 달’로 되어 있다. 이번 여름에 어울리는 이름이다. 폭우와 폭염의 여름이 지나간다. 서울과 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 불타는 밤으로 사람들은 잠을 설쳤다. 기상청에 …
집에서 가까운 정릉천에 청둥오리가 산다. 봄이 되자 겨우내 보이지 않던 오리가 나타났다. 처음에는 수컷밖에 보이질 않더니, 5월 하순쯤 되자 그동안 알을 품느라 보이지 않던 암컷들이 새끼를 데리고 엄마가 되어 나타났다. 엄마 오리는 연신…
우리는 덫에 걸렸다. 우리나라의 극도로 낮은 출산율과 높은 자살률은 여기가 얼마나 살기 힘든 곳인지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연말에 나온 한국은행 보고서 ‘초저출산 및 초고령 사회’에 따르면 초저출산의 근원은 청년이 느끼는 높은 ‘경쟁…
지난 4일 대구시 군위군 부계초등학교, ‘나 홀로’ 신입생이 분홍색 가방을 메고 교실로 걸어가는 뒷모습을 사진으로 봤다. 마음이 짠하다. 나 홀로 입학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올해 신입생이 아예 없는 초등학교도 전국에 15…
내가 사는 수녀원 마당 한쪽에 텃밭이 있다. 지난봄, 나도 농사를 좀 지어볼 요량으로 밭 한 이랑을 얻었다. 폭 50cm, 길이 4m 정도의 작은 밭에 상추와 아욱과 흰 당근 씨앗을 심고, 토마토 모종 5주도 밭 가장자리에 심었다. …
제주도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제주도가 멸종 위기 국제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생태법인’의 제도화를 추진한다. 생태법인은 인간 이외의 존재 중에서 생태적 가치가 중요한 대상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이 제도…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축일에 창조시기를 마치며 두 분의 프란치스코를 생각합니다. 첫 번째 프란치스코는 교종 프란치스코입니다. 2013년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교종으로 선출된 직후, 그의 오랜 친구인 브라질의 클라우디우 우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