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기억하는 얼굴 비행기가 천천히 고도를 높이자, 창밖으로는 어느새 구름이 발아래 펼쳐졌다. 끝없이 이어지던 구름산맥 위로 또 다른 구름이 얇은 비단처럼 포개졌고, 그 사이를 비집고 내려온 햇살은 여러 겹의 그림자를 만들었다. 평화캠프…
지난 6월 중순, 프랑스 파리의 한 가전제품 매장에는 에어컨을 구입하려는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약탈 현장을 방불케 하는 큰 혼란이 일어났다. 프랑스는 온난한 여름 기후와 까다로운 설치 규정으로 굳이 에어컨을 설치할 필요가 없는 환경…
제27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지난 6월 28일 한국퀴어영화제로 끝났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서울퀴어퍼레이드는 6월 13일 을지로입구역에서 종각역 사이에서 진행됐다.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는 평소에는 좀처럼 공론장에 닿지 못한다. 누군가…
영화 〈내 이름은〉은 한 개인의 삶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폭력의 계보를 그려내려는 야심을 지닌 작품이다. 제주 4·3, 광주 5·18, 그리고 1990년대의 학교폭력까지, 세 세대를 가로지르는 사건들은 한 가족의 서사 안에 정교하…
공부하러 호주에 온 지 이제 2년이 다 되어갑니다. 호주는 한국보다 인권에 대한 기본적인 논의가 다양하고 깊지만, 도시에 사는 저에게는 먼 이야기 같은 것들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호주 원주민에 대한 탄압의 역사에 대한 교육과 지금 어떻게…
어느새 6월, 여름이다. 올여름은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도 많을 것 같다는 지난달 기상청 날씨 전망을 보면서 문득 지난 4월 녹색연합이 문제를 제기한 ‘동해안-신가평 50만 볼트 송전선 동부 구간’ 공사 현장이 떠올랐다. 내년 6월…
ⓒPixabay(ignartonosbg) 록 음악가이자 작가인 닉 케이브는 어느 팬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닉 케이브 스타일’의 노래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자신이 만든 음악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했기 때문이다. …
ⓒAI일러스트 지난 5월 25일에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의 읽기 모임 ‘책 먹는 재주’에서 주디스 버틀러의 책 <비폭력의 힘>을 함께 읽었다. 비록 책의 내용을 온전히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짧은 감상이라도 …
ⓒAI일러스트(ChatGPT·DALL·E 생성) 새 교황 레오 14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오늘의 가톨릭이 경험하고 있는 한 가지 깊은 불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단순히 교세의 약화나 세속화에 대한 불안만이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