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출신의 예수회 사제이자 모자이크 예술가인 마르코 루프닉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성미술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의 작품은 여전히 바티칸을 비롯한 세계 여러 주요 성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그의 이름을 과거형으로 언…
프란치스코 교황이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 가운데 하나는 온갖 형태의 빈곤을 경험하며 살아가는 가난한 이들의 세계 운동을 조직하는 것이었다. 1년의 준비 끝에 2014년 10월 첫 번째 세계 민중 사회운동 회의가 열렸다. 이후로 10년 동안 사회-민중운…
2024년 예수회 한일사회사도직회의 모임 첫날 이번 회의의 거점이 된 ‘여로의 마을(旅路의里, Tabijino sato)’ 지역 근처를 돌아본 후에 나누어 주신 한 페이지짜리 안내서에 눈에 띄는 문구가 있었다. 이 문구 하나로 …
“런던 교외에 있는 노동 계급의 주거지는 하나씩 중산층의 침략을 받아왔다. 위층에 방 두 개, 아래층에 방 두 개의 허름하고 좁은 집들은 계약 만기가 도래할 때면 하나씩 공략되어 우아하면서도 값비싼 주택으로 변화하였다. ... 이런 방식…
일본 나가사키 시장 모또시마 히또시는 일왕에게 전쟁 책임이 있다는 발언으로 우익의 총격을 받았다. 오키나와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한 치비나 쇼오이치는 천황제에 반대해 동네 소프트볼 경기장에 걸려있는 일장기를 불태워버린 사람이다. 예전 일이고 또 드물기도 하지…
(스포일러 주의) 2021년 개봉한 영화 '프라미싱 영 우먼'의 주인공 캐시는 낮에는 커피숍에서 일하고, 밤에는 바에서 술 취한 여성들에게 개수작을 부리는 남자들을 응징하는 젊은 여성이다. 한때 의대생이었던 캐시가 방황하는…
서울 동대문 바로 옆에 창신동 쪽방촌이 있다. 바로 길 건너 고급 호텔과 화려한 쇼핑몰에는 사람들로 넘치고 분주하지만, 여기는 조용하다. 무너지고 잃어버린 폐허의 조용함이다. ‘홈리스행동’ 활동가들과 함께 서울 곳곳의 쪽방촌을 방문하다 …
지난 4월 18일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교 교정은 이스라엘 군의 가자 지구 공격 중지를 촉구하는 학생들의 시위로 긴장이 가득했다. 수백 명의 학생들이 이스라엘 기업에 투자하는 대학 당국에 항의하며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
찰스 다윈은 진화 이론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종의 기원>과 더불어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이란 책도 썼다. 침팬지는 사람과 거의 같은 수준의 사회적 애착의 감정을 가지고 있어서 슬픔과 기쁨을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