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만난 평화의 얼굴들…

유도경 2026-07-20

1. 기억하는 얼굴비행기가 천천히 고도를 높이자, 창밖으로는 어느새 구름이 발아래 펼쳐졌다. 끝없이 이어지던 구름산맥 위로 또 다른 구름이 얇은 비단처럼 포개졌고, 그 사이를 비집고 내려온 햇살은 여러 겹의 그림자를 만들었다.평화캠프를 향하던 하늘길 위에서, 내게 허락된 첫 가르침은 빛은 언제나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는 것이었다. 세상에는 눈으로 붙잡을 수 …

에어컨을 켜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박상훈SJ 2026-07-16

지난 6월 중순, 프랑스 파리의 한 가전제품 매장에는 에어컨을 구입하려는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약탈 현장을 방불케 하는 큰 혼란이 일어났다. 프랑스는 온난한 여름 기후와 까다로운 설치 규정으로 굳이 에어컨을 설치할 필요가 없는 환경이어서, 에어컨 보급률이 25%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연일 40도를 넘는 폭염으로 학교가 문을 닫고 인명 피해가 속출하…

녹색과 퀴어가 만날 때…

조현철SJ 2026-07-10

제27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지난 6월 28일 한국퀴어영화제로 끝났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서울퀴어퍼레이드는 6월 13일 을지로입구역에서 종각역 사이에서 진행됐다.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는 평소에는 좀처럼 공론장에 닿지 못한다. 누군가의 삶이 돌이킬 수 없이 훼손된 뒤에야 사회는 뒤늦게 귀를 기울이고, 그마저도 잠시일 때가 많다.이들을 대변하는 정치적 목소리…

이름을 되찾는다는 것…

정다빈 2026-07-08

영화 〈내 이름은〉은 한 개인의 삶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폭력의 계보를 그려내려는 야심을 지닌 작품이다. 제주 4·3, 광주 5·18, 그리고 1990년대의 학교폭력까지, 세 세대를 가로지르는 사건들은 한 가족의 서사 안에 정교하게 배치된다. 영화는 역사의 폭력이 어느 한 시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침묵과 상처, 관계의 왜곡을 통해 다음 세대의 삶 속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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