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의) 2021년 개봉한 영화 '프라미싱 영 우먼'의 주인공 캐시는 낮에는 커피숍에서 일하고, 밤에는 바에서 술 취한 여성들에게 개수작을 부리는 남자들을 응징하는 젊은 여성이다. 한때 의대생이었던 캐시가 방황하는…
나는 1990년에 예수회에 입회해서 양성기(사제직을 준비하는 10여 년의 시간)를 보냈는데 예수회 문헌을 포함해서 교회 문헌은 ‘가난’을 무척 강조하였다. 자본 중심의 신자유주의가 위세를 떨치지 않았던 그 당시의 자본주의는 그…
제22대 국회는 시작부터 파행이다. ‘헌정 사상 첫 야당 단독 국회 개원’이란 기록도 세웠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당분간 ‘반쪽 국회’가 불가피할 것 같다. 그런데 이렇듯 첨예하게 대립하는 여야가 ‘민심’에서는 완전히 일치한다. 민심을 …
서울 동대문 바로 옆에 창신동 쪽방촌이 있다. 바로 길 건너 고급 호텔과 화려한 쇼핑몰에는 사람들로 넘치고 분주하지만, 여기는 조용하다. 무너지고 잃어버린 폐허의 조용함이다. ‘홈리스행동’ 활동가들과 함께 서울 곳곳의 쪽방촌을 방문하다 …
우리는 덫에 걸렸다. 우리나라의 극도로 낮은 출산율과 높은 자살률은 여기가 얼마나 살기 힘든 곳인지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연말에 나온 한국은행 보고서 ‘초저출산 및 초고령 사회’에 따르면 초저출산의 근원은 청년이 느끼는 높은 ‘경쟁…
너무나 식상하지만, 그래서 너무나 익숙해져 버렸는지도 모를 6월 호국보훈의 달이다. 1년 중 애국심을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때다. 6월엔 현충일에 한국전쟁 개전 일까지 있으니, 개인적으로는 무척이…
지난 4월 18일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교 교정은 이스라엘 군의 가자 지구 공격 중지를 촉구하는 학생들의 시위로 긴장이 가득했다. 수백 명의 학생들이 이스라엘 기업에 투자하는 대학 당국에 항의하며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
작년과 올해, 나는 ‘비정규 노동자의 집, 꿀잠’에서 ‘남자들의 부엌’이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남자들의 부엌’은 간단히 말하면 요리교실이다. 이 ‘남자들의 부엌’을 진행하는 날, 나는 일찌감치 꿀잠에 가서 꿀잠 식들과 점심을…
평소보다 학기 말 성적 제출을 일찍 마쳤다. 노갈레스 (Nogales)라는 이름을 가진 범상치 않은 도시에 오기 위해서다. 아리조나 남쪽 투썬 (Tucson, AZ)에서 멕시코 쪽으로 내려오면 만나는 이 도시는 미국과 멕시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