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9세기에 팔레스타인에서 활동했던 랍비 힐렐은 유대인 생활양식의 중심은 윤리에 있다고 했다. 윤리는 삶에 붙어있는 장식이 아니라, 사람이 잘 살아가는가 아니면 파괴되는가를 결정하는 힘이다. 지금 이스라엘 유대인들이 마주하고 있는 …
지난 10월 3일 화요일 예수회 인권연대 연구센터에서 주관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이 세미나는 뜻밖에도 굉장히 ‘시대착오적인’ 인물을 주제로 삼고 있었다. 바로 토마스 아퀴나스. 사실 인권연대에서 주로 사회 이슈와 관련된 주제를 다루는 것…
지난해 가을부터 성북구 정릉 근처의 한 수녀원에서 지내고 있다. 이 수녀원의 뜰을 근처 여러 어린이집에 개방하고 나서 아이들이 여기에 자주 찾아온다. 아름드리나무와 예쁜 꽃이 어우러진 뜰은 꽤 넓은 데다 잔디가 깔려 있어 아이들 놀기에 …
어제 나는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골고타로 걸어갔다. 가게들은 문을 닫았고, 골목에는 유령같은 적막함이 흘렀다. 길에서 반짝이는 새 옷을 입은 어린 소녀들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 옷은 라마단의 끝을 알리는 무슬림 축제의 예복이었다. 적막한 길을 걷고 있는…
너는 왜 두 개의 깃발을 들고 있어 2004년 메노나이트 신학교에서 평화학을 공부하고 있을 때, 일본에서 온 호마래 미야자끼를 만났다. 그리고 그해 10월 아나벱티스트-메노나이트 계열의 학교에서…
1. 르완다 학살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까지 가는 길은 멀었다.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열렸던 로잔세계복음화대회가 1989년 필리핀 마닐라에 이어서 21년 만에 2010년 케이프타운에서 …
아나뱁티스트 순교자 더크 윌렘스. 그는 이단으로 몰려 도망치던 중 자신을 쫓는 경비병이 빙판에 빠지자 그를 구하고 결국 붙잡혀 순교했다. 크리스텐덤 너머 소종파라고 할 수 있는 아나뱁티스트(Anabapti…
아주 오래된 일인 것 같지만, 2018년 4월 27일이었다. 판문점에서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기로 했다. 또 다른 전쟁에 관한 소문이 계속되던 2017년을 기억한다면, 이날 판문점에서의 만남은 큰 안도를 느끼게 하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
매일 아침 아이와 38선을 넘는다. 나는 강원도 춘천 북쪽에 살고 있다. 지금 사는 동네에서 초등학교를 마친 아이는 시내 학교가 아닌 면 지역의 중학교를 선택했다. 전교생이 15명인 이 ‘공립’ 중학교는 춘천에서 화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