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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사회] 자립준비청년의 주거환경

김건태SJ 121.♡.226.2
2026.02.02 14:05 4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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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wal_172619) 


오늘 날씨는 낮에도 영하가 계속 유지되고 있고, 당분간 다음 주 초까지도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추위 속에서 건준(가명)이는 잠잘 곳을 알아보고 다닌다. 계속된 추위로 실내의 수도관이 얼어붙었기 때문에, 물이 나오지 않아 화장실 이용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준이는 집주인에게 전화해서 사정을 알렸다. 집주인은 자신이 저번에 영하 7도 이하로 내려가면 수돗물을 열어놓으라고, 그렇지 않으면 물이 얼어붙는다고 경고했기 때문에,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발뺌한다. 할 수 없어서 수중에 남은 50여만 원 중에서 수도관 기술자를 불러 수도관을 녹이려 했는데, 업자의 실력이 미숙했는지, 아니면 요즘의 한파가 심해서 수도관이 심하게 얼었는지 실패했다. 수중의 돈이 없어서 또 다른 업자를 부르기도 어려웠다. 첫날은 찜질방에서 자고 오늘 건준이는 선명이에게 도움을 청했다.

 

여기저기 도움을 알아보니 다행히 주민센터에서 35만 원까지 긴급 지원이 가능해, 수도관 기술자를 부르면서 사용한 20여만 원은 돌려받을 수 있었다. 그 돈을 가지고 건준이는 당분간 동가식 서가숙하면서 지금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 급여일까지 버텨볼 요량이다.

 

자립준비청년들은 만 18세가 되면, 혹은 대학교를 다닐 경우, 몇 년 연장할 수 있지만, 언젠가는 준비가 되었든 되지 않았든 독립해야 한다. 이럴 경우, 국가가 제공하는 주거안전망은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중요하다. 국가는 2005년경 소년소녀 가장을 지원하기 위해 주거안전망을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지금의 형태가 갖춰진 것은 2021년부터이다. 지원금의 경우 서울의 경우 14천까지, 수도권은 12천까지 LH 공사에서 집주인과 직접 계약을 하는 형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국가에서 관심을 가지고 주거안전망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지원 금액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을 고려해 보면 넉넉하다고 할 수만은 없다. 형편껏 집을 찾아보고 구하다 보니, 건준이처럼 불리한 점을 갖춘 주거환경에서 살아갈 확률이 높아진다. 한계 상황 속에서도 지혜롭게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자립준비청년들의 주거환경을 좀 더 개선할 방법은 없을까? 첫 번째로는 LH에서 건준이네 집주인처럼 집주인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는 집주인과는 지속적으로 거래하지 않고, 거래를 끊을 수 있도록 LH에서 집주인의 선발과 관련한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면 좋겠다. 그리고 건준이가 전화할 경우, 집주인이 이를 무시하는데, 건준이가 직접 집주인에게 요청해서 안 되는 경우, LH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좋겠다. 그리고 건준이처럼 엄동설한에 친구 집과 찜질방을 돌아다녀야 하는데, 마치 자동차 사고가 나서 차를 사용하지 못하면 기회비용으로 다른 차를 제공하는 것처럼, 적절한 숙박비까지 집주인이 보상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날씨가 춥다고 해서, 마음까지 차갑게 얼어붙어서는 안 된다. 추위에 처한 그 사람의 입장을 한 번쯤 살펴보는 배려가 필요하다. 따뜻한 말 한마디와 식사 한 끼가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김건태 수사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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