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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NARI 포럼] '새로운 우리'를 향한 순례

인권연대연구센터 121.♡.226.2
2025.08.26 14:35 2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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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정다빈 연구원은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2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제12차 NARI 포럼(Christian Forum for Reconciliation in Northeast Asia)에 참가하였습니다.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는 2012년 듀크 신학교 화해센터와 메노나이트 중앙위원회가 출범한 동북아시아 화해를 위한 그리스도인의 네트워크 모임인 이 포럼의 초기부터 여러 차례 함께해 왔습니다. 올해는 특히 ‘회복의 길을 통한 화해: 오키나와의 맥락과 그 너머에서 배우다’를 주제로 동북아뿐 아니라 동남아의 신학자와 리더들이 함께 모여 화해와 평화를 위한 신학적 성찰과 실천적 나눔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어느덧 12회를 맞이한 이번 포럼은 오키나와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아픈 기억과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주일 미군 기지 문제로 고통과 분열을 겪고 있는 땅에서, 참가자들은 사키마 미술관과 전쟁 당시 수많은 생명이 희생된 가마(동굴)를 방문하며 ‘고통과 희망의 순례’를 함께했습니다. 그 현장에서 마주한 군사주의와 식민주의의 상처, 그리고 이를 딛고 평화를 일구어 온 지역 공동체의 회복력은 여러 지역에서 모인 참가자들에게 화해의 신학을 구체적 삶의 자리에서 다시금 성찰하게 하는 시간을 허락해 주었습니다.

 

일주일간 진행되는 화해포럼은 전통적으로 매일 하나의 신학적 주제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이번 포럼 역시 첫째 날에는 ‘새 창조(New Creation)’를 주제로 화해가 지향하는 하느님 나라의 비전을 나누었고, 둘째 날에는 ‘탄식(Lament)’의 주제를 따라 고통과 아픔을 직면하는 애도의 영성을 묵상하였습니다. 셋째 날에는 ‘희망(Hope)’을 주제로 각 지역에서 싹트고 있는 평화와 연대의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마지막 날에는 ‘지속을 위한 영성(Spirituality for the long haul)’이라는 주제를 통해 화해를 향한 사목이 단기간의 활동이 아니라 긴 여정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함께 되새겼습니다.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에 열린 분과 모임에서는 더욱 구체적인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동북아 평화 게임(Northeast Asia Peace Games)’에서는 여성·평화·안보(UNSCR 1325)의 국제적 과제를 모의 협상으로 체험하며, 평화 과정에서 여성과 청년의 참여 확대가 반드시 제도화되어야 함을 확인했습니다. 정다빈 연구원은 기독교의 용서 개념이 신앙의 증언으로서 지닌 힘과 동시에 억압의 도구로 오용될 수 있는 양면성을 논의하는 세션에 참여하여,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이 동반될 때에만 진정한 화해가 가능하다는 성찰을 나누었습니다. 아울러 동북아 사회의 갈등 구조를 분석하는 모임에서는 식민주의·군사주의·냉전의 유산이 여전히 현재를 규정하고 있음을 확인하며, 이를 넘어서는 초지역적 연대와 “새로운 우리(New We)”의 형성이 과제로 제기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참가자들은 동북아 사회가 공유하고 있는 군사주의와 식민주의의 상흔을 치유하려는 공동의 노력이 시급하며, 이를 위해 여성과 청년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지역의 경계를 넘어서는 연대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장기적인 영성을 바탕으로 화해를 위한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신학적·실천적 자원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는 이번 포럼에서 얻은 배움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화해를 위한 연구와 교육을 더욱 심화하고자 합니다. 특히 여성과 청년의 참여, 용서와 책임의 신학, 군사주의 극복이라는 과제를 한국 교회와 시민사회의 맥락 속에서 풀어낼 계획입니다. 또한 동북아와 동남아의 신학자 및 활동가들과의 협력을 확대하여 공동 연구와 교류를 추진하고, 평화를 향한 길을 긴 호흡으로 이어가기 위한 영성적 자원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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