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 신부의 룰루랄라 사회교리, 첫 번째 이야기

왜 사회교리 인가?

솔직히 말하면 저는 사회교리를 잘 모릅니다. 몇 번 관련된 책을 기웃거렸지만 완독은 하지 못했습니다. 관련된 수업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사회교리를 공부하게 된 것은 저에게 큰 숙제, 예전에 끝냈어야했던 숙제를 하는 것이나 진배없습니다. 오늘은 사회교리에 관한 나눔을 시작하기에 앞서 몇 가지 예비적인 사실을 확인해보도록 합시다.

사회교리? 사회적 가르침?

요즘 일부에서는 사회교리를 사회적 가르침으로 바꿔서 부르고 있습니다. 교리라고 하면 왠지 이런 이미지가 떠오르니 말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사회적 가르침이라는 표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Catholic Social Teaching (CST)의 번역어인데, ‘사회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사회적 가르침으로 옮길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제가 국문과를 나오지는 않았지만, ‘~적’이라는 표현이, 수식하는 성격을 갖는다는 정도는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사회교리라는 단어는 그냥 쓰겠습니다.

어떻게 사회교리?

다음으로 사회교리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사회교리의 요소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설명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제 역량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역사를 좋아하는 저는 교리가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에 대해서, 즉 역사적 맥락을 살펴보는 것을 무척이나 선호합니다. 문제는 그런 역사적 맥락을 짚어주는 좋은 안내서가 찾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행히 도날 도어 신부님이 쓰신 ‘Option for the Poor and for the Earth’ 라는 책이 제 성향과 딱 맞아떨어집니다. 마침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에서 이 책을 텍스트로 삼아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으니 이에 따라서 이야기를 풀어 가면 좋겠습니다. 동시에 우리 상황에 맞춰 역사적 맥락이 우리의 맥락과 어떤 대화를 나눌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님은 아프리카에서 흑인들만 돌본 것은 아닙니다.

 그분의 ‘역사적 예수에 대한 탐구’는 예수님의 ‘역사성’에 관한 기념비적인 연구입니다.

 슈바이처 박사님도 역사적 맥락에 대해서 무척이나 왕성한 호기심을 가지셨나 봅니다.

나눔의 순서는 도날 도어 신부님의 책의 목차를 그대로 따르겠습니다.

레오 13세의 ‘새로운 사태’를 시작으로 비오 11세, 비오 12세, 그리고 요한 23세,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거쳐 바오로 6세, 메델린 문서,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트 16세, 프란치스코 교황님까지, 교황문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것입니다.

아무튼 좀 기나긴 여정이 되겠지만 모쪼록 사회교리에 대해서 약간이나마 더 깊은 이해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김민 신부(사도 요한)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부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