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사회] 트럼프를 섬길 것인가, 복음을 섬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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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V News/Reuters/Tim Evans
마태오 복음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을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마태 6,24)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알렉스 프레티(Alex Pretti) 총격 사건의 여파로 온 나라가 여전히 충격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미국의 가톨릭 신자들 각자는 지금 누구를 섬기고 있는지 선택할 것을 요청받고 있다. 그러나 그 선택이 항상 복음을 향하는 것은 아니다.
미니애폴리스 보훈병원의 중환자실(ICU) 간호사였던 알렉스 프레티는 1월 24일 여러 목격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연방 법 집행관(federal law enforcement officer)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트럼프 행정부는 프레티의 죽음을 서둘러 정치화했다.
JD 밴스(JD Vance) 부통령은 자신의 엑스(X, 구 트위터) 계정에 스티븐 밀러(Stephen Miller)의 글을 리트윗했다. 밴스가 공유한 글에서 밀러는 프레티를 “연방 요원을 살해하려 한 암살자(assassin)”라고 규정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는 없다. 밴스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총격을 정당화하며 내놓은, 장황하지만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발언을 공유하기도 했다.
스스로를 가톨릭 신자라고 공공연히 밝혀온 밴스에게는 평화와 연대를 촉구할 기회가 있었다. 상황의 긴장을 낮추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연민을 표현하고, 애도하는 이들과 공감할 수도 있었다.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Life)’ 연설에서 그랬던 것처럼, 자신이 주장해 온 ‘생명보호(pro-life)’ 신념에 따라 모든 단계의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을 호소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그것이 가톨릭적 응답이며, 미국 주교회의 역시 성명을 통해 그렇게 응답했다.
또한 가톨릭 신자로서 밴스는 치유와 인간 존엄에 대한 복음의 메시지를 전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 대신 그는 분열을 조장하고,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MAGA의 메시지를 선택했다. 결국 밴스는 1월 24일 이렇게 썼다. “이 정도로 인위적으로 조성된 혼란은 미니애폴리스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입니다. 이는 극좌 선동가들이 지역 당국과 결탁한 직접적인 결과입니다.”
그리고 1월 25일, 밴스는 더 나아가 미니애폴리스의 한 식당에서 이민 단속 요원들이 신상이 공개되자 쫓겨났다는 확인되지 않은 일화를 공유한 뒤, 이렇게 덧붙였다. “이는 주정부와 지방정부가 이민 단속에 협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미니애폴리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그들은 혼란을 만들어내고, 어제와 같은 순간에 누군가가 비극적으로 죽는 상황을 이용하며, 이를 통해 정치인들이 국경 단속을 ‘악’으로 규탄하는 연단에 설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밴스가 불길하게 덧붙인 해결책은 “미니애폴리스 당국이 이 광기를 멈추는 것”이었다.
이렇게 밴스는 또다시 가톨릭 신앙 공동체 전체의 공적 증언에 도덕적 오점을 남겼다. 그러나 거듭된 논란을 고려하면 그의 발언은 더 이상 놀랍지 않다. 복음을 선택적으로 취해 대중을 오도하는 부통령의 신앙은 분명히 거부되고 비판받아야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예수 대신 MAGA를 선택한 가톨릭 신자는 밴스 한 사람만이 아니다.
맷 월시(Matt Walsh)는 자신의 엑스 계정에 욕설이 가득한 글들을 연달아 올리며 프레티의 죽음을 “좌파(leftists)”의 탓으로 돌렸고, 시위자들을 “폭력적 반란분자(violent insurrectionists)”로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MAGA 운동의 주요 인사이자 현재는 공개 강론이 금지된 제임스 알트만(James Altman) 신부는 “법 집행을 방해하는 자들은 체포 과정에서 짓밟혀야 하고, 굴라크(Gulag) 강제노동수용소에 던져져야 한다. 그들은 범죄자이며, 이제는 그들을 그렇게 대우할 때”라고 말하며, “자비는 더 이상 없다(NO MORE MERCY)”는 말을 여러 번 되풀이했다. 자비는 없다고 거듭 외치는 사제를 보며, 예수님은 눈물을 흘리지 않을까.
이들은 이미 선택했다. 그들은 트럼프를 섬기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나의 소셜미디어 타임라인은, 상황이 아무리 암울하고 참혹해 보일지라도 용기 내 트럼프 행정부의 폭력을 단호히 규탄하는 가톨릭 신자들의 목소리로 가득 차고 있다. 망설이며 침묵하던 이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이미 목소리를 내던 이들은 더욱 담대해졌다.
미니애폴리스 현지에서 활동하는 가톨릭 작가 크리스 데이미언(Chris Damian)은 최근 트윈 시티(Twin Cities)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상세히 전하며, 항의와 기도의 목소리를 확산하는 희망적인 메시지들을 계속 게시하고 있다. 예수회원 제임스 마틴(James Martin) 신부는 프레티와, 1월 7일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에 의해 사망한 르네 굿(Renee Good)을 “하느님의 자녀(Children of God)”로 기리는 간결하지만 예언자적인 메시지를 소셜미디어에 남겼다.

작가이자 가톨릭 연사인 메그 헌터-킬머(Meg Hunter-Kilmer) 역시 ICE의 폭력적 행태를 강력히 비판하며, 사려 깊은 논평과 성찰이 담긴 기도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던 에덴 골드스타인(Dawn Eden Goldstein)은 프레티의 삶을 돌아보는 영상을 게시해, 프레티를 “사랑의 순교자(martyr of charity)”라고 부르며 그의 가톨릭적 배경을 조명했다.
이 가톨릭 신자들, 그리고 수많은 다른 이들은 예수님을 선택했다. 앞으로 며칠, 그리고 몇 주 동안 우리는 프레티 총격 사건에 대해 더 많은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유명인, 운동선수, 콘텐츠 제작자,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입장을 밝히고 의견을 내놓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인간 존엄, 자비, 공감, 생명 존중을 선택할 것이고, 다른 이들은 보복, 처벌, 증오, 죽음을 선택할 것이다.
이제 가톨릭 신자들은 누구를 우리의 주인으로 섬길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트럼프인가, 아니면 예수인가? 우리를 구원으로 이끄는 이는 오직 한 분뿐이다.
존 그로소 (John Grosso, NCR's digital editor)
※ 이 글은 필자인 존 그로소 에디터의 허락을 받아 National Catholic Reporter 1월 26일 자 칼럼을 번역하고, 일부 다듬은 것입니다. 원문 전문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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