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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의 친구들에게, 나카이 준 신부 인터뷰

정다빈 121.♡.116.95
2021.07.15 14:23 60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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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까지만 해도 두어 달에 한 번은 한국을 방문해 '동아시아 화해와 평화'를 위한 활동을 활발히 펼쳐오던 일본 예수회원 나카이 준 신부가 오랜만에 한국의 친구들과 동료들에게 소식을 전해왔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고 어느덧 1년 6개월, 시모노세키 노동교육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나카이 준 신부에게 그동안의 활동과 현지 상황에 대해 물었다. 준 신부님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친구들에게 특별한 부탁을 전해왔다.

 

 

Q. 안녕하세요? 신부님, 서로 오갈 수 없게 되며 참 오랜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 잘 지내고 계셨나요?

 

A. 네 지난해 2,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가 서강대학교 학생들과 시모노세키를 다녀간 후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었고, 그 이후 저도 시모노세키에 있는 시간이 참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시모노세키에서의 활동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시모노세키에서 살면서도 잘 몰랐던 대단한 분들을 알게 되고 친구가 되었습니다. 제 개인의 생활도 바뀌었지만 시모노세키 노동교육센터의 활동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센터가 그동안 해 오던 활동에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일본에서도 대면 모임들이 금지되기 시작했고, 이에 원활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우리의 한계도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하여 빈곤문제 같은 그동안은 숨겨져 있던 문제들이 현실로 드러나고 센터도 이런 부분에 대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시모노세키에도 가난한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우리 센터는 이런 빈곤 문제 해결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지 이야기를 많이 해왔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이미 일하고 계신 분들과도 모여 우리 센터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었고, 우리 센터도 이 일을 맡게되었습니다. 현재로서는 한 달에 한 번, 아이들을 센터로 초대해 정말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또 이 외에도 가난한 가정들을 위한 음식 배달도 하고 있고, 키친카(푸드트럭) 구입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키친카를 끌고 가난한 지역을 찾아가 사람들에게 따뜻한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있는 곳으로 초대하는 것을 넘어 그들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한편 노동교육센터가 시모노세키 지역 가톨릭 신자 분들이 더욱 자주 찾아오며,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장이 되도록 하는 목표가 있었는데 실제로 점점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초대하고, 음식 배달하는 일을 시작하고 나서 예전에는 오지 않았던 성당의 자매님들도 오셔 도와주고 있습니다. 키친카를 마련하면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협력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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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노세키 노동교육센터에 아이들을 초대하다 (사진 제공: 나카이 준 신부)

 

Q. 코로나19 이후 한국 사회 그리고 한국 교회에서는 포스트 코로나에 관한 많은 논의들이 있었습니다. 일본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A. 일본에서도 사람들이 모일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시모노세키도 미사를 할 수 없는 시기가 있었고, 신자들이 성당에 오기도 어렵고 센터에도 모이기 어려웠습니다. 사람들이 모이면 서로 기운을 얻을 수 있는데 이것이 안 되니 무기력한 상황이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일본에서는 자살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교회도 뭔가 할 수 있다면 좋은데, 한편으로는 무언가를 하지 말라는 압력도 느낍니다. 앞서 소개한 활동들도 굳이 이런 시기에 이런 활동을 펼치는 것이 옳은가에 관한 갈등도 있었습니다. 가난한 아이들을 더욱 돌보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센터로 아이들을 초대하고, 사람들이 여럿 모이는 일이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안에서 갈등이나 고민도 깊고, 참 어려운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톨릭교회가 이 시기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계속 생각하고 있습니다.

 

센터 활동 외에도 나가사키에 있는 미등록 이주민을 위한 센터를 한 달에 한 번 방문해 외국인 노동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찾고 있지만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니 답답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일본은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시기에 정부가 올림픽을 강행하고 있어 시민들의 실망이 큰 상황입니다. 교회 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조금은 혼란스럽고 어려운 시기라고 느낍니다.

 

 

Q. 동아시아 화해와 평화를 위한 여러 활동에도 어려움이 따르셨을 것 같습니다.

 

A.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던 일이 단절되는 것은 아닌가 물론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전부터 지속해온 여러 단위의 플랫폼을 통한 활동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일 시민단체와 종교인들이 힘을 합쳐 징용공 문제에 관한 공동 성명도 발표하고, 함께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한일 화해와 평화 플랫폼 공동성명 Click)

 

한편 한일 청년들 간의 교류를 도모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로 직접 만날 수는 없지만 이런 시절에도 할 수 있는 일을 일단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고 한국과 일본의 청년들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한일 청년 모임은 저보다는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진행하며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청년들의 만남을 동반하면서 확실히 젊은 세대는 서로 간의 벽이 낮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지점에서 희망을 느낍니다. 아직은 서로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함께 만날 날을 준비하며 화해와 우정을 위한 여러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Q. 일본 예수회 사회사도직 위원회는 최근 8일 피정을 가졌다고 들었습니다.

 

A. 사회사도직 위원들이 함께하는 피정에 관한 요청이 있었고, 저와 같은 세대로 사회 문제에 관한 관심이 깊고, 호주에서 영성신학을 공부한 후 현재는 피정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고쿠레 야스히사 신부님이 피정을 동반하였습니다. 일본 여러 지역의 사회사도직에서 일하는 예수회원과 협력자들이 모여 8일간 피정하였습니다.

 

주제는 자비로 피정 첫 시간을 틱낫한의 시로 열었습니다. 승려였던 틱낫한이 베트남 전쟁을 겪으며 남긴 시로 우리가 화를 가지고 있는 이상 평화를 만들 수 없기에, 절대적으로 용서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자기 안의 을 먼저 없애야 한다는 시입니다. 첫 날 이 시를 묵상하고 마지막 날에 다시 이 시로 돌아왔습니다.

 

처음 피정에 참가하면서는 우리가 함께 식별해야 할 구체적이고 특별한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가야할 자비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특별히 하느님의 자비에는 판단이 없음을 기억하며, 타인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눈을 버리고 자비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한 묵상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Q. 마지막으로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A. 그동안 함께해오던 야마구찌 조선학교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해 한국의 동료와 친구들에게도 동참을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학교를 방문해보신 분들을 알고 있겠지만, 조선학교의 교사가 오래된 만큼 유지 보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또한 교실에는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요즘과 같은 더운 여름에는 학생들이 학업과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조선학교의 선생님들을 비롯해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 준비하는 분들은 이번 크라우드 펀딩이 학생들의 학업 환경을 개선하는 과정을 넘어 한일 시민들에게 조선학교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펀딩은 일본 사이트를 통해 진행되지만, 한국어 안내 페이지도 마련했습니다. 한국에서 참여하는 분들은 신용카드를 통해 지원할 수 있으며, 결제와 리턴(리워드) 관련 안내도 마련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야마구찌 조선학교 지원 크라우드 펀딩 한국어 안내 바로가기 (Click) 

 


인터뷰 정리: 정다빈 멜라니아, 김민 SJ

 


▶ 한국의 친구들에게 보내는 준 신부님의 영상 메시지 (인권연대 유튜브 C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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