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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채식으로 지구를 지키기

김민회SJ 121.♡.116.95
2021.07.14 15:48 35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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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구 박사를 소환하라

1988년 당시 이상구 의학 박사가 채소와 과일 그리고 잡곡 위주의 식사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할 때, 육류를 섭취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던 다수의 사람들은 이러한 이상구 박사의 발언을 충격으로 받아들였었다. 이상구 박사는 토론 프로그램에서 출연 자체가 배제되기도 했었고, 심지어 그를 반대하던 사람들의 위협 탓에 한국에서 살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고백할 정도였다. 그 당시는 고기를 먹어야 인간의 신진대사에 필요한 영양분이 섭취된다는 의견이 아직은 대세였던 시대였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채식은 물론 더 나아가서 비거니즘(Veganism)이 꽤 회자가 된다. 심지어 군대 안에서도 비거니스트를 위한 식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니 격세지감이다.

이제 채식 위주의 식사는 건강한 식단과 직결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채소가 영어로 vegetable 이고, 여기에서 채식주의라는 단어 vegetarianism 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라틴어 vegetus 라는 단어는 건강한, 활기 있는 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 그야말로 예로부터 채식은 곧 건강 혹은 생기와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채식 위주의 건강한 식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올라가면서 채식을 하는 사람들도 여러 부류가 있음을 알 필요가 있다. 육류와 가금류는 먹지 않지만, 생선과 유제품 그리고 달걀까지 먹는 Pesco, 육류와 가금류는 물론 생선도 먹지 않고 유제품과 달걀만 먹는, Lacto-ovo, 생선과 달걀도 먹지 않고 유제품만을 먹는 Lacto, 유제품은 먹지 않지만 달걀은 섭취하는 ovo, 그리고 고기는 물론 벌꿀이나 유제품 자체를 아예 거부하는 완전 채식주의인 vegan 이 있다. 이러한 세세한 분류는 채식에 대한 관심과 채식을 실천하려는 의지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는 지표들인 것이다.

채식을 하려는 관심이 높아지면서 육식 위주의 식습관에 대한 반성 또한 늘고 있다. 이상구 박사의 30여년 전의 예언자적인 주장이 이제서야 공감대를 얻기 시작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육류를 섭취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육류 소비의 나비 효과

예로부터 인간이 육류를 섭취를 안 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유통망과 과학 기술 발달은 많은 사람이 육류를 보다 쉽고 많이 섭취하도록 유도하며, 육류의 엄청난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공장식으로 대량 축산을 하는 것이 이슈가 되어 왔다. 공장식 축산은 생각보다 많은 환경적 희생을 강요한다. 이 대량 축산을 위해 전 세계의 산림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개간되고 있고, 이를 위해 여기 저기에서 불을 지르며 숲이 사라지고 있다. 이 축산을 위한 산림 제거에 더해 사료를 재배해야 하는 상황까지 고려하면 산림 훼손은 더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소를 대량으로 키운다는 것은  축산을 위한 면적을 확보하기 위한 숲의 파괴도 문제이지만 - 소가 뿜어내는 엄청난 양의 메탄가스의 존재를 염두해 두어야 함을 의미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많아지고 대신 이를 흡수할 숲은 줄어드는 것이니 환경적으로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그 밖에도 열대 우림 지역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은 그들의 살던 토지들을 잃어버리는 등 기본적인 생존권이 위협받는 차원에서 인권 침해의 문제가 야기된다. 그 밖에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야생동물들도 삶의 터전을 잃고 죽음에 직면하게 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축산업의 지나친 확장으로 인해 산림이 파괴가 되는 그만큼 야생동물과 인간이 접촉할 확률은 더욱 더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동물에서 전대미문의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파될 수 있는 위험도 그만큼 증가하는 것이다. 공장식으로 운영하는 축산 현장에서 가성비와 효율을 위해 너무나 많은 가축을 밀집시켜 키우기에, 이러한 바이러스의 기하급수적인 전파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건강한 채식으로 지구 살리기

채식 위주의 식사가 지구 기후의 급속한 변화를 완화시키고 위기에 대응하는 데에 좋은 신호를 줄 수 있다고 한다. 모든 사람들이 채식주의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무리이겠으나, 많은 사람들이 육류 섭취를 조금만 줄여도 대량 축산을 위한 토지 개간을 그만큼 줄일 수 있고, 산림으로 가득 찬 토양은 수많은 인간들과 가축들이 방출하는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저장하거나 흡수할 수 있다. 전 세계 온실 가스 배출에서 특히 동물성 식품 생산으로 배출되는 탄소량은 절대적이다. 그리고 특히 소고기와 양고기를 생산하면서 발생하는 온실 가스가 압도적으로 많음을 반드시 마음에 새겨야 한다.

산림 훼손을 막기 위해서, 이 산림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과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스스로의 건강한 삶을 위해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갖는 것은 예전 같으면 놀라움과 거부의 대상이었다면 지금은 공감의 대상이 될 만큼 매우 친숙해졌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 다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먹는 고기 한 점은, 숲과 토양을 해치고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인해 지구에게 큰 상처를 준다. 우리의 작은 몸짓은 큰 나비 효과가 되어 지구의 축을 흔들 수도 있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의 하나의 작은 생각의 전환이 우리가 사는 지구를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는 것이다.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준다. (이사야 55,10)

하늘에서 내리는 비나 눈은 이 땅에 내리는 이유가 있으니, 하늘로 그대로 돌아가기보다 결과적으로 열매를 맺고 사람을 이롭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인간의 이기적인 목적으로 땅을 오염시키기도 하고, 원래의 씨앗을 변형시키기도 하고, 추수한 열매와 양식을 제대로 나누지 않고 누군가가 독점할 수도 있다. 이것은 순리가 아닐뿐더러 하늘에서 내린 비나 눈을 다시 하늘로 돌려 보내거나 비나 눈이 내린 목적을 방해하려는 인간의 욕심의 산물인 것이다. 고기를 먹는 것도 마찬가지여서, 고기를 먹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지만, 고기를 더 많이 소비하도록 대량으로 축산업을 조장하는 것은 다른 문제여서, 땅을 오염시키고 씨앗을 변형시키고 양식을 독점하는 인간의 이기적인 목적과 진배 없는 행위가 된다. 지구를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떨어뜨리지 않기 위한 과도하지 않은 육류 소비와 더욱 더 적극적인 채식 권장이 우리에게 손짓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김민회 신부 (서강대학교 교목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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