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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희망은 어떻게 오는가?

조현철SJ 121.♡.116.95
2021.02.05 16:06 31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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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여전히 코로나로 시달리고 있지만 어디선가 희망을 보고 싶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를 읽었다. 새해 인사답게, 신년사는 희망을 전하고자 했다. 서두에 코로나 현실의 어려움을 잠시 짚은 후, 신년사는 회복·포용·도약을 주제로 지금껏 우리 국민이 얼마나 잘해왔는지, 정부가 얼마나 잘해왔고 잘할 것인지 역설했다.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인다는 낙관적 전망도 잊지 않는다. 글은 바람으로 가득했고, 희망은 좀처럼 보이질 않았다. 바람을 늘어놓는다고 희망이 오지 않는다. ‘지금 여기의 현실을 직시하고, 해야 할 것을 기억하고 최선을 다해 실천할 때, 오늘은 어제와 다르고 내일은 오늘과 다를 것이다. 그 다름, 새로움에서 희망이 움튼다. 희망은 그렇게 온다. 현실과 동떨어진 낙관은 희망이 아니라 근거 없는 희망 사항일 뿐이다.

 

신년사에서 현실에 대한 대통령의 진솔한 반성을 찾아볼 수 없다. ‘사람이 먼저라고, ‘노동 존중이라고 했다.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노동자가 일하다 죽지 않게하자는 법안을 껍데기만 남겨놓고 통과시켰다. 정부와 합작이다. 원래 국회에 제출된 명칭인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기업 및 정부 책임자가 삭제되고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정부와 여당의 속내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들에게는 영세 사업장 노동자들의 안전과 생명보다는 기업 경영과 경제가 훨씬 더 중요한 것이다. 내용도 전체 사업장의 79.8%5인 미만 사업장은 적용 제외, 전체의 98.8%50인 미만 사업장은 3년 적용 유예로 변경하여, 겉으로는 그럴듯해 보이는 노동자의 생명보호법이 실제로는 유명무실해졌다. 그런데도 신년사는 산업재해 예방을 말한다. 그런다고 희망이 오지 않는다. 자기네는 캐치올정당이라며 발을 빼려고 하지만, 그런 정당은 없다. 아무리 좋게 봐줘도 그건 누구의 이해도 대변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결국 현상 유지로 기득권의 편을 드는 셈이다. 코로나 난국에 부당 해고된 노동자들이 혹한의 날씨에도 서울역이며 여의도며 여기저기서 울부짖고 있다. 그런데도 신년사는 최대한 고용을 유지했다며 기업들을 추켜세운다. 그런다고 희망이 오지 않는다.

 

생태계 보전‘4대강 재자연화를 공언했다. 이전 정권의 대표적 환경 적폐로 꼽혔던 설악산오색케이블카사업이 지난 연말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결정으로 다시 살아났다.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다. 우리나라 유일의 원시림을 밀어내고 만든 가리왕산 알파인경기장은 올림픽 후 복원을 약속했지만, 아직 그대로다. 4대강의 16도 그대로다. 20192월 환경부 산하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는 금강과 영산강 보 처리방안으로 세종보·죽산보 해체, 공주보 부분해체, 백제보·승촌보 상시개방을 발표했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근 2년이 지난 올 1월에 들어서야 이 방안을 심의·의결했지만, 해체 시기는 환경부가 주민과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관계부처와 협의해 정하도록 했다. 무책임한 결정으로 해체 시기는 미정이 되었고 보는 그대로 남게 되었다. 현실이 이러니, 신년사의 지역균형발전은 토건사업으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지난해 국내외의 반대를 무릅쓰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투자를 결정하고 신년사는 탄소중립을 향한 국제 사회의 의지를 말한다. ‘2050 탄소중립은 의미와 방향을 잃고 허공을 헤맨다. 희망도 길을 잃는다.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가?” 30년 전, <녹색평론>을 창간하며 발행인 고 김종철 선생이 던진 물음이다. 선생의 현실 진단은 어둡지만 솔직하다. “지금 상황은 인류사에서 유례가 없는 전면적인 위기. 선생의 제언은 무겁지만 단호하다. “손쉬운 처방이 없다는 사실”, “부분적, 임시적, 외면적 수습책으로는 절대로 극복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선생의 처방은 소박하지만 근원적이다. “교만겸손으로 바꾸어 죽음의 문화에서 생명의 문화를 다시 세워야 한다. 그렇게 할 때, 희망이 있다.

 

진솔하고 겸손한 눈길로 바라보면, 세상이 우리 모두의 소중한 이라는 걸 깨닫는다. 그 눈길은 우리 집안의 약하고 아픈 존재에게 내미는 손길이 된다. 그 눈길과 손길이 모여 무너져가는 우리 집을 다시 세울 힘이 된다. 그때, 희망이 온다. 희망은 그렇게 온다.

 

 

조현철 신부 (예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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