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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자전거 타기로 지구를 위로하기

김민회SJ 120.♡.158.47
2020.12.03 16:10 53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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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더워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우리가 익히 들어오고 있다. 대기 중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늘 증가해 왔는데, 2019년은 그 어느 해보다 역대 최고로 이산화탄소의 양이 많았고, 이 때문에 지구의 평균 온도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위기를 제대로 인지할 생태적 감수성ecological sensitivity을 갖는데 우리가 몹시 게으르다는 데에 있다. 지구의 평균 온도가 1도 오른다고 할 때 이것을 직접적으로 느끼기도 어려울뿐더러 사실 이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기란 도무지 쉽지 않다. 여기에 함정이 있는데, 어느 지역의 평균 온도는 10도 이상 오르기도 하고, 다른 지역의 평균 온도는 그 반대로 내려가기도 한다. 지구 여러 다양한 지역의 편차들을 합쳐 평균 온도를 산술적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평균 온도가 10도 이상 올랐던 지역은 다름 아닌 시베리아나 북극지방이다. 이 지역 기후의 급격한 변화라 함은 공기의 흐름이 바뀌거나 정체되고, 이상 고온으로 북극 바다의 얼음이 녹으면서 전 세계의 해수면이 상승하며, 얼음이 녹으면서 드러난 해수면이 태양열을 더 많이 흡수하는 등의 변화이다. 이 변화는 지구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시베리아나 북극에 살지는 않기에, 지구의 온도가 얼마나 상승하는지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그저 여름철에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는 변화나 폭염이 좀 더 강해졌다는 변화를 느끼는 정도이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현상조차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시사한다.

 

처음 걷는 길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며 북극해를 덮은 얼음이 녹으면서 바다가 드러나고, 시베리아 등지의 동토층permafrost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 동토층에 내장되어 있던 메탄은 대거 방출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greenhouse gases가 되어 지구를 더더욱 데우게 된다. 게다가 이 시베리아 동토층에는 그동안 썩지 않고 냉동 보존되어 있던 많은 사체가 있는데, 여기에 있던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들이 세상에 노출되고 있다. 이에 대한 어떠한 면역력도 없는 현대인들에게 이러한 현상은 매우 치명적이다. 사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어쩌면 이와 관련된 예언적 표징일지도 모른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것은 우리가 처음 걷는 길일진대, 영겁의 기간 갇혀 있다 세상 밖으로 나온 미증유의 바이러스가 앞으로 우리 인간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앞으로 우리는 더 많은 변화를 감지하게 될 것이다. 더 강력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또 다른 변종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감당하기 매우 어려운 힘든 변화에 심하게 충격을 받아야 하고, 충분히 긴장해야 하며, 더 큰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 오랜 기간 동안 여러 이유로 인해 지구 온도의 상승과 하강은 늘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지구의 온도가 급격히 오른 적은 없었는데, 인간의 행위가 원인이라는 데에 문제가 있다. 우리는 실천할 수 있는 무엇으로든지 이 문제에 응답해야 한다. 사실은 너무 늦었다. 하지만 잘 모르는 길이라고 해서, 혹은 길을 잃어버릴 걱정과 우려 때문에, 처음 마주하는 길을 걷기를 아예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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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가는 길
인간은 이러한 위기에서 탈피하고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하루빨리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 나 하나의 작은 몸짓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유혹에서 어서 벗어나야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실천 방안으로 자전거를 이용해서 좀 “다른 길”을 만나는 것에 관심을 가져왔다. 사실 서울과 같은 큰 도시에서 자전거로 이동한다는 것은 언덕 때문에 힘에 부치고, 미세 먼지가 많아서 호흡기에도 부담이 되며, 많은 차 때문에 늘 사고의 위험이 있어 불안하다. 게다가 추운 겨울에는 자전거를 탄다는 자체가 쉽지 않다. 이러한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타기의 장점을 꼽는다면, 일단은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이동 수단이며 돈을 절약할 수 있다. 길이 익숙하면 어디든 예상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으며, 운동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장점은 – 이것은 영적인 면인데 - 버스나 전철을 탈 때와는 달리 여러 “얼굴”들을 마주칠 수 있다는 풍요로움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자전거를 접했는데, 많이 넘어지기도 했고, 자전거를 여러 번 잃어버리기도 했고, 허리를 다쳐서 한동안 자전거를 탈 수 없었던 적도 있었다. 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자전거 타이어가 자주 고장 나기도 했고, 자전거 도로가 턱없이 부족해서 운전하는 중에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하였다. 그래도 실용적인 자전거를 완전히 끊을 수는 없었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자전거 타기에 제대로 매력을 느꼈던 것은 프랑스 유학 시절에 파리 시내의 벨리브Vélib를 접했던 2010년 부터였다. Vélib는 자전거를 뜻하는 Vélo와 자유를 뜻하는 liberté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합성어로 이미 2007년 시작된 파리 시내형 자전거 공유 시스템이다. 파리는 도시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고, 오르막길도 그렇게 많지 않으며, 자전거가 버스 차선을 공유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그런데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자동차 운전자들이 자전거를 한 대의 자동차로 인식해서 함부로 추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만큼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동기를 부여받는 것이다. 서울 자전거 공유 시스템 <따릉이>도 아마도 파리의 <Vélib> 시스템을 많이 참고했을 것이다. 따릉이는 대중교통비를 아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친환경적인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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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릉이는 6개월에 15,000원을 지출하면 1회에 한 시간 이내로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서울 어디에나 갈 수 있다. 나는 대중교통 비용으로 1달에 약 70,000원 정도를 지출한다. 6개월을 꾸준히 자전거를 사용한다면, 420,000원에서 15,000원을 제한 400,000원 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 1년이면 800,000원 가량인데, 1,000명이 이것을 1년 동안 꾸준히 실천한다면 8억 원을 절약하는 셈이 된다. 아주 거칠고 대략적인 수치이지만, 사회 전체가 관심을 두고 차를 사용하지 않고 자전거를 탄다면, 그만큼 돈을 절약하고 탄소를 덜 배출하며 환경을 덜 파괴할 수 있는 셈이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전거를 이용하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세상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영적인 시선을 지닐 수 있는 점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판에 박힌 길 말고 “다르게” 길을 헤쳐나가면서 발견하는 우연적인 것들은 –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 길거리를 수놓은 동물들과 식물들, 여러 다양한 건물들의 모습, 자연 등 – 우리의 사고와 시선의 차원을 넓혀 준다. 미세먼지가 없는 맑은 날 불광천을 따라 북쪽을 향해 자전거를 타면서 바라보는 웅장한 북한산은 아마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절대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서울에는 별로 없는 지상 기차역을 스쳐 지나가거나 건널목을 지나가기도 하고, 경의선 숲길 옆을 따라 자전거를 타면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모두 지구 환경의 보존을 실천하기 위한 자전거 타기에 부수적으로 따르는 영적인 이익이다.

 

편함을 거스르기
우리의 실천은 데워진 지구를 식히는데 너무나 늦은 것 같다. 이 실천들이 힘을 모아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사회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입법자들을 자극해야 하지만 그들은 별 관심이 없다. 이러한 사회 정책은 올바른 사회 제도를 탄생시키고 인간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겠지만, 우리의 의식은 아직 불편함을 감수하지 못하고 편함을 고수하는데 머물러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야기된 사태는 우리에게 생태적 회심과 휴식을 요구하지만, 아직은 경제적 발전과 풍요로움을 고수하려는 방향을 뒤집지는 못하였다. 앞으로 또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상을 더 크게 덮치기 전에 우리의 실천이 어떻게 힘을 얻어 환경을 생각하고 인류 생존의 시계를 더 연장할 수 있는지 숙고하여야 한다. 상황은 절망적이나 우리의 의지가 희망을 부른다. 이 희망은 게으른 편함을 거스르고 안락함에 대항하는 희생적 태도에서 시작된다.

 

 


김민회 시몬 신부 (예수회)
서강대학교 교목처 교목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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