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특강] 한국의 민주주의는 왜 취약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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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는 2024년 여름, "한국의 민주주의는 왜 취약한가?"라는 주제로 네 차례에 걸친 금요특강을 진행하였습니다.
첫 강연에서는 피스모모 평화/교육연구소 이대훈 소장이 "동북아 진영대결과 오래된 안보정치 탈안보화를 위하여"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습니다. 강연자는 전통적인 안보 개념이 '누가 누구를 지키는가'라는 이분법적 사고에 기반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러한 접근이 오히려 평화로운 공존을 저해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힘과 무기 중심의 안보 담론이 성역화되면서 민주적 토론과 비판이 제한되어 왔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돌보는 포용적 안전 개념을 제시하며, "누구의 안전인가? 누구를 위한 안전인가? 누구를 배제하는 안전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두 번째 강연에서는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서명삼 교수가 '시민종교(civil religion)' 개념을 중심으로 한국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진단했습니다. 미국의 종교사회학자 로버트 벨라의 이론을 토대로, 특정 종교나 이데올로기를 넘어서는 보편적 가치와 의례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서명삼 교수는 한국적 맥락에서 시민종교 개념이 종종 오해되어 왔음을 지적하면서도,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신냉전, 기후 위기, 문화전쟁 등의 도전 앞에서 종교의 건설적인 사회 참여 방안으로서 시민종교가 지닌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다양한 배경을 가진 시민들 간의 대화를 촉진하고 사회 통합을 이루는 틀로서 시민종교의 역할을 재조명했습니다.
세 번째 강연은 주거중립성연구소 수처작주 최경호 소장이 주거정책과 도시계획의 관점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분석했습니다. 한국이 어떻게 '아파트 공화국'으로 변모했는지 그 역사적 과정을 추적하며, 부동산을 둘러싼 과도한 욕망이 민주주의적 가치를 침식해 온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특히 무리한 주택 공약을 내세우는 정치인들과 지역 이기주의의 결합이 주거권과 민주주의의 조화로운 발전을 저해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사회주택의 공급 확대와 함께, 다당제 및 비례성 강화를 통한 정치 시스템의 개선을 제안했습니다.
마지막 강연에서는 정치외교학자 이관후 교수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을 중심으로 민주주의의 위기를 진단했습니다. 1995년 이후 급격히 심화된 소득 및 자산 양극화 현상이 경제 성장률 저하와 맞물리면서 분배 정의의 문제가 더욱 첨예해졌음을 지적했습니다. '기회의 평등'과 '결과의 정의' 사이의 갈등이 깊어졌지만, 공정과 정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재한 상황에서 이러한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선거 중심의 정당 운영으로 인한 정책의 일관성과 책임성 약화, 이념적 및 정서적 양극화의 심화, 그리고 이로 인한 정치적 대화와 타협의 실종 등을 주요 문제점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번 금요특강 시리즈는 안보, 종교, 주거, 정치 등 다양한 측면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진단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제시한 분석과 대안들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도전을 극복하고 더욱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한 고민을 나누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는 앞으로도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한 걸음 더 깊이 들여다보는 강연 시리즈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금요특강 발표자료는 인권연대연구센터 자료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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