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우 신부 10주기] 정일우의 자리, 정일우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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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8일,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는 가난한 이들의 영원한 벗이셨던 故 정일우 (John Vincent Daly SJ) 신부님의 선종 10주기를 맞아 예수회센터 이냐시오카페에서 '정일우의 자리, 정일우의 시간' 행사를 열었습니다.
이번 추모 행사는 김동원 감독님의 작품 <내 친구 정일우>를 함께 시청하며 정일우 신부님의 삶과 그분이 추구했던 가치를 상기하는 시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어 신부님과 생전 여러 인연을 맺으셨던 세 분을 모시고 신부님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신명자 복음자리 이사장님은 정부의 강제 철거 정책으로 고통받던 시기에 정일우 신부님께서 철거민들과 함께하시며 주거 정책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셨다고 회고했습니다. 전주희 수사님은 정일우 신부님이 일구셨던 공동체 체험의 이야기를 통해 물질적 풍요가 오히려 공동체를 해치기도 했던 지난 시절의 성찰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박문수 신부님은 정일우 신부님의 독특한 영성은 언제나 현장에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일우 신부님께는 따로 시간과 공간이 없었으며, 늘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곳에 계셨기 때문입니다. 조현철 신부님은 "가난한 사람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그 말씀의 의미를 새롭게 보며, 이는 밑에서부터의 연대와 변화를 통해 연약한 생명을 증진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이어 정일우 신부님의 유산을 되새기며, 오늘날 한국 사회와 교회가 직면한 과제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행사 참석자들은 정일우 신부님께서 보여주신 것처럼, 진정한 변화는 함께함에서 됨을 상기하였습니다. 또한 물질적 풍요가 아닌, 영적 풍요를 추구하는 삶의 방식을 고민하고 실천하기 위한 길에 관해서도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정일우를 그리워하는 것을 넘어 정일우처럼 살아가고자 애쓸 때 비로소 우리는 정일우 신부님을 진정으로 기억하고 그의 영성을 실천할 수 있다는 성찰을 나누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가난을 향한 멸시를 넘어 가난이 곧 죄가 된 시대, 언제나 어둡고 초라하고 냄새나는 곳을 찾아 나서며, 가난한 사람들이 교회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던 가난한 이들의 영원한 벗, 내 친구 정일우를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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