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청년 포럼] 혐오의 시대, 민주주의와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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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는 2026년 2월 3일 저녁, 예수회 도쿄 사회사목센터와 함께 「혐오의 시대, 민주주의와 인권」 한일 청년 온라인 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이번 포럼은 한국과 일본 사회가 각기 다른 역사적·정치적 조건 속에서도 공통으로 마주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위기와 혐오·배제의 확산을 함께 성찰하고, 그 속에서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이날 포럼에는 한국과 일본에서 약 45명의 참가자가 온라인으로 접속해, 한일 청년과 활동가, 연구자들이 함께 문제의식을 나누는 장이 마련되었습니다. 나카이 준 신부(시모노세키 노동교육센터 소장)가 전체 진행을 맡았으며, 한국어–일본어 Zoom 자동 번역 자막과 순차 통역을 병행하여, 한일 양국의 참가자들이 각자의 언어로 자유롭게 발언하고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일본 정치의 현재: 군국주의와 배타주의의 부상
먼저 첫 번째 발제에서 예수회 도쿄 사회사목센터의 야나가와 토모키 활동가는 최근 일본 정치의 흐름을 중심으로, 군국주의적 사고와 배타적 민족주의가 어떻게 제도 정치와 일상 담론 속에서 강화되고 있는지를 짚었습니다. 특히 2020년 창당 이후 급속히 성장한 ‘참정당(参政党)’의 사례를 통해, “일본인 퍼스트”라는 구호가 외국인 혐오와 차별을 정당화하는 정치적 언어로 작동하는 양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야나가와 님은 이러한 현상이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포퓰리즘 정치의 흐름과 맞닿아 있음을 지적하며, 정보화 사회에서의 어텐션 이코노미, 알고리즘에 의해 강화되는 필터 버블과 에코체임버 효과가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비판적으로 분석했습니다. 더불어 가와사키시의 차별금지 조례와 혐오 시위에 맞선 시민사회의 대응 사례를 소개하며, 제도적 대응과 시민적 실천이 함께 이루어질 때 혐오에 맞설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빛의 혁명’과 정치적 언어로서 '사랑'
이어진 두 번째 발제에서 정다빈 멜라니아 연구원은 한국 사회의 최근 민주주의 경험을 ‘빛의 혁명’이라는 개념으로 조망했습니다. 2024년 12월 윤석열의 비상 계엄 선언 이후 확산된 시민들의 항의와 참여를 중심으로, 특히 청년 여성들을 중심으로 등장한 새로운 집회 문화—응원봉, K-pop, 축제적 분위기—가 기존의 분노 중심적 저항과는 다른 정치적 감수성을 보여주고 있음을 분석했습니다.
정다빈 연구원은 이를 “부채감”이라는 말로 포착하며, 위기의 순간에 누군가 대신 광장에 섰다는 사실이 남긴 윤리적·정치적 빚, 그리고 그 빚이 다시 참여와 책임의 동기로 전환되는 과정을 조명했습니다. 또한 이때 ‘세계를 향한 사랑(amor mundi)’은 사적인 감정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태도, 사랑하는 존재들이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지키려는 정치적·윤리적 힘으로 재해석되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참여와 열정이 이후의 현실 정치 속에서 ‘동원 가능한 자원’으로 환원될 위험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며, 교회와 시민사회가 이 에너지를 어떻게 존엄과 연대의 방향으로 지켜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과제를 던졌습니다.
언어를 건너는 대화, 연대를 향한 질문
발제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과 자유토론에서는 일본과 한국 참가자들이 각자의 언어로 질문과 의견을 나누었고, 순차 통역을 통해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외국인·이주노동자 차별, 재일코리안의 정체성 문제, 사랑과 정치의 관계, 민주주의의 전제 조건으로서의 인권 등 다양한 주제가 오가며, 서로 다른 사회적 맥락 속 경험들이 교차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혐오와 배제를 단순히 비판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 “연대는 어떤 태도와 실천을 요구하는가”라는 질문을 공유했습니다. 특히 정체성의 선택이 개인의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압력과 차별에 노출되는 현실에 대한 논의는, 한일 양국 참가자들에게 깊은 고민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앞으로의 연대를 향해
이번 포럼은 하나의 결론을 제시하기보다, 혐오의 시대에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더 묻고, 어떻게 더 연결될 수 있을지를 함께 질문하는 자리였습니다.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는 앞으로도 예수회 도쿄 사회사목센터를 비롯한 여러 경계를 넘어 다양한 주체들과 함께, 민주주의, 인권, 사랑과 연대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대화와 만남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이번 포럼의 발제 자료는 인권연대연구센터 자료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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