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세미나] 페드로 아루페 다시 생각하기
- - 짧은주소 : https://advocacy.jesuit.kr/bbs/?t=eq
본문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10주년 세미나 첫 번째
페드로 아루페 다시 생각하기
2010년 2월 예수회 한국관구가 가톨릭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을 토대로 정의·평화·생태보전을 위한 연구와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한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인권연대는 설립 10주년을 기념하며, 지난 10월 24일 ‘페드로 아루페 다시 생각하기’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페드로 아루페 신부님은 예수회 총장으로 재임하시는 동안 예수회에 큰 족적을 남기신 분입니다. 아루페 신부님의 별명은 무척 많은데 가장 유명한 별명은 역시 공의회 총장입니다. 페드로 아루페 신부님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이 예수회의 사명을 추동하는 원동력이 되기를 바라셨고, 이를 위해 무척 노력했던 분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루페 신부님은 일찍이 정의의 증진과 신앙의 봉사는 불가분의 관계임을 깨닫고 사회사도직이 오늘날 예수회의 중요한 사도직 가운데 하나가 되도록 노력하신 분입니다. 아루페 신부님의 가난한 이들을 위한 투신과 정의의 증진을 향한 강조는 많은 예수회원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켰고, 아루페 신부님은 예수회의 제2의 창시자라는 별명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예수회는 2019년 2월 페드로 아루페 신부님에 대한 시복 시성 절차를 시작하였습니다. 인권연대는 예수회 사회사도직 기관으로서 우리의 10주년을 기념하는 방법으로 페드로 아루페 신부님의 시복 시성을 기원하는 동시에 그분의 영성을 다시 생각해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세미나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규모를 축소하여 예수회원과 협력자 30여 명이 참석하였습니다.
먼저 인권연대 부소장 김민 신부님이 ‘사회영성으로의 길, 페드로 아루페의 길’을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김민 신부님은 예수회 31차 총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던진 교회의 쇄신과 원천으로 돌아가라는 화두에 대한 예수회의 응답이었다고 돌아보았습니다. 31차 총회에서 시작된 변화는 작은 것이었지만 이 시작은 이후 예수회의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분수령이 됩니다. 아루페 신부님은 “오늘날 교리가 그리스도인의 의무와 실존의 정치적 차원에 대해서 다루고자 한다면 맑시즘을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라고 말하며 억압과 가난, 불의에 응답하는 것은 교회에 부여된 사명의 필수적 요소임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김민 신부님은 아루페 신부님이 강조하신 ‘남을 위한 사람(Man for Others)'에서 예수회 사회영성의 뿌리를 찾습니다. 예수회의 영성이나 영신수련은 결국 예수님의 삶을 닮아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세상의 미소한 이들을 섬긴다는 것은 결국 가난한 그리스도를 돌보겠다는 열망입니다. 김민 신부님은 “페드로 아루페의 삶은 시대의 징표를 읽은 한 개인의 맥락을 뛰어넘어 그가 살았던 시대의 교회사적 맥락과 시대정신, 하느님의 섭리가 쌓여 변화를 만들어 낸 삶이었다”고 돌아보았습니다.
이어 아루페 공동체 원장이자 서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김우선 신부님께서 ‘페드로 아루페와 교회의 개혁’을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김우선 신부님은 아루페 신부님을 ‘예수회를 개혁함으로써 곧 교회를 개혁하고자 했던 분’으로 소개합니다. 공의회의 사도였던 아루페 신부님은 신비가와 예언가, 신앙과 정의, 동양과 서양, 중심과 변방 사이의 창조적 긴장을 사셨던 분이기도 합니다.
아루페 신부님은 일본 선교사로 체험한 히로시마의 원폭 체험을 통해 인간의 고통에 대한 남다른 감수성을 갖게 되었고 그 이후 변방을 중심으로, 중심을 변방으로 가져가는 노력을 평생 계속하셨습니다. 특히 1970년대 베트남 보트피플의 고통을 목격한 뒤 1980년 JRS(Jesuit Refugee Service)를 설립합니다. 물론 아루페 신부님께서 평생에 걸쳐 유지한 창조적 긴장에는 언제나 고통이 따랐습니다.
김우선 신부님은 ‘사회영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합니다. “영성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 않습니다. 단 한 가지의 영성만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느냐, 주님을 사랑하느냐 오직 한 가지의 영성만이 있습니다. 아루페 신부님이 강조한 ‘남을 위한 사람’의 핵심은 예수님을 닮는 것입니다.”
김민 신부님과 김우선 신부님의 발표에 이어 질문과 답변,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한 예수회원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경험하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가톨릭교회가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것은 운명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회영성은 곧 문명 비판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 비판이나 체제 비판과는 다릅니다. 페드로 아루페 신부님의 최전선에서 이 역할을 한 분이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는 오는 11월 21일 10주년 기념 두 번째 행사 ‘우리 시대의 가난’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여러 제한으로 예수회원과 협력자들만이 모여 진행한 ‘페드로 아루페 다시 생각하기’ 세미나와는 달리 이번에는 모든 벗과 은인들을 초대해 감사를 전하고, 축하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부디 함께하시어 인권연대 10주년을 축하하고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발표자료 다운로드 : https://advocacy.jesuit.kr/bbs/?t=5k (인권연대 자료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