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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성찰] 가난과 우울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기도: “당신께서는 저에게 눈길을 주지 않으십니다.” (욥 30:20)

인권연대연구센터 121.♡.235.108
2021.11.09 16:19 3,088 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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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우울증, 과로에 지쳐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기도:

 

 제가 부르짖어도 당신께서는 대답하지 않으시고

줄곧 서 있어도 당신께서는 저에게 눈길을 주지 않으십니다.” (30:20)

 

 

 

맥락

 

 

11월 교황님 기도지향은 우울증이나 과로로 지쳐 고통 받는 사람들이 새 삶을 열어 가는 데에 필요한 도움과 빛을 발견할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입니다. 우울증이 얼마나 파괴적인가에 대해서는 말을 더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11월의 교황님 기도지향을 바치면서 우리가 꼭 기억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빈곤이 우울증에 큰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입니다. 굳이 통계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빈곤층의 자살률이 얼마나 높은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빈곤이 무서운 것은 몸과 마음, 심지어 관계조차도 바스라뜨린다는데 있습니다. 가난으로 인하여 자기 돌봄을 위한 여력이 사라지고,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합니다. 자연스럽게 무력감이 찾아오고 곧 이어서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마음을 잠식합니다. 그리고 인간관계도 차츰 단절되기 시작합니다. 스스로가 부끄러워서, 혹은 자꾸만 손을 벌리는 모습에 사람들이 외면하기 시작해서...다양한 이유로 인간관계는 축소됩니다. 이처럼 가난은 사람의 몸과 마음을 완전히 피폐하게 합니다.

 

하느님의 피조물로서 우리 인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존엄한 존재인가라는 말은 이제 무의미해집니다. 가장 무서운 것은 스스로의 탓을 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좀 더 부지런했다면, 내가 좀 더 생활을 제대로 했다면, 내가 좀 더 정신을 차렸다면... 스스로를 점점 더 잔인하게 몰아세우기 시작합니다. 사회구조적 문제, 자라온 환경, 삶의 여정에서 충분한 정보와 기회가 주어졌는가 등의 문제는 수면 아래로 잠기고 가장 손쉬운 자신에 대한 비난이 이어집니다.

 

그런 점에서 우울증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가난한 이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존재입니다. 자기 자신조차도 스스로의 편에 서기 보다 가장 매서운 비난을 던지게되니 말입니다. 바로 그래서 이들은 우리의 기도가 가장 필요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성경

 

이제 내 넋은 빠져 버리고 고통의 나날만이 나를 사로잡는구려. 

밤은 내 뼈를 깎아 내고 나를 갉아먹는 고통은 잠들지 않네.

엄청난 힘으로 내 옷은 쭈그러지고 그분께서는 웃옷의 옷깃처럼 나를 졸라매시네. 

그분께서 나를 진창에다 내던지시니 나는 먼지와 재처럼 되고 말았네.

제가 부르짖어도 당신께서는 대답하지 않으시고 줄곧 서 있어도 당신께서는 저에게 눈길을 주지 않으십니다.”

30:16-20

 

 

성찰

    

욥의 고난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원래 욥기는 신정론, 즉 하느님께서 정의로운 분이시라면 왜 의로운 사람에게 고난을 허락하는가라는 신학적 물음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묵직한 신학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욥기가 그리는 욥의 고통과 이에 대한 비탄은 한 사람이 겪는 고통을 매우 깊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욥이 겪은 아픔 중에서 특히 욥을 위로하기 위해 찾아온 친구들의 몰이해에 따른 아픔은 우리에게 우울증으로 고통 받는 이들이 겪는 또 다른 고통, 즉 다른 이들과 도저히 나눌길 없는 아픔에 대해서 말해줍니다. 고통 받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이해와 위로일 것입니다. 그들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들 중 하나는 본인이 겪는 고통이 온전히 본인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 친구로서 우리도 그 고통을 함께 느끼고 있다는 말일 것입니다.

 

아마도 욥을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욥이 겪은 모든 인간적인 비참함에도 불구하고 그 고통의 의미를 알 수 없는 상황, 즉 하느님의 침묵일 것입니다. 다른 이들에게 표현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너무나 힘든데 이 힘듦의 의미조차 알 수 없다면 얼마나 지옥 같겠습니까?

 

가난과 우울은 한 인간을 단지 힘들게 할 뿐 아니라 외롭게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교황님이 초대하신대로 우울증에 지쳐 고통 받는 사람들을 기억하며 기도해야합니다. 특히 가난으로 인하여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고, 우울증으로 희망을 놓아버린 이들을 기도 속에 기억합시다.

 

 

기도를 위한 질문

 

1. 가난에 지치고 우울증에 빠져 모든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기억하고 기도 속에서 주님께서 이들에게 치유의 은총을 주시기를 기도합시다.

 

2. 내 주변에 우울증으로 고통 받는 이들이 누가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이들을 위해 내가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넬 수 있는 은총,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의 은총과 말 한마디를 건낼 용기의 은총을 청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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