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1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성찰 가이드] “이주민, 희망의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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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성찰 가이드
“이주민, 희망의 선교사”
맥락
2025년은 ‘이주민들의 희년’과 ‘선교 분야의 희년’을 함께 지내는 특별한 해입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담화에서 이주민과 난민이 “희망의 선교사”로서 오늘날 교회의 여정을 새롭게 하고,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은총의 증거자임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전쟁과 폭력, 기후 위기, 경제적 불평등은 수백만 명을 고향에서 내몰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 역시 저출산·고령화, 청년층의 불안, 사회 양극화 속에서 새로운 이주 현실과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정순택 대주교는 위원장 담화에서 “위기의 상황에서 가장 큰 위기는 희망을 잃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이주민과 난민은 고난 중에도 희망을 간직한 채 우리와 만나고, 그 삶 자체로 복음을 증거하는 “희망의 선포자”입니다.
손인서 박사의 저서 『다민족 사회 대한민국』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다문화 없는 다문화”와 “이민 없는 이민정책”의 모순 속에 있음을 드러냅니다. 이주민을 제도의 틀 안에 ‘노동력’으로만 환원하거나, 시민으로서 받아들이지 않는 구조적 차별은 한국사회의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합니다. 교회 역시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환대와 연대를 통해 이주민과 더불어 희망의 공동체를 세워 나가야 할 때입니다.
성경
"그러나 우리는 하늘의 시민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구세주로 오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고대합니다."
-필리 3,20-
성찰
이주민과 난민은 단순히 도움이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신앙의 증인입니다. 그들의 용기와 인내는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믿음의 힘을 드러내고, 절망 속에서도 하느님을 신뢰하며 살아가는 증거가 됩니다.
그들의 여정은 교회의 본질을 새삼 일깨웁니다. 교회는 이 세상에서 안주하는 공동체가 아니라, 영원한 본향을 향해 길을 걷는 순례하는 하느님 백성입니다. 이주민과 난민의 삶은 이러한 교회의 정체성을 거울처럼 비추며, 우리로 하여금 세상 안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가야 할 사명을 되새기게 합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구조적 현실은 여전히 이주민을 ‘노동력’이나 ‘타자’로만 규정하고 있습니다. 저임금·저숙련 인력을 필요로 하면서도 정착과 시민권은 허용하지 않는 제도, 그리고 차별과 혐오가 일상화된 사회 분위기는 이주민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 아니라 일시적 도구로 전락시킵니다. 이러한 현실은 단순한 개인의 태도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구조적 불의가 낳은 결과입니다.
하지만 신앙의 눈으로 바라볼 때, 이주민과 난민은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의 선물이며, 우리가 하느님 나라의 공동체를 더욱 닮아가도록 이끄는 동반자입니다. 또한 희망은 단순히 추상적인 이상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것은 구체적인 나눔과 환대, 연대의 실천 속에서 싹트고 자라납니다. 우리가 문을 열고 이주민과 난민을 환대할 때, 그들의 삶은 우리 공동체 안에 새로운 사회적 동력과 복음적 희망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리고 바로 그 만남 안에서, 교회는 세상에 하느님 나라의 조각을 드러내는 참된 사명자로 살아가게 됩니다.
질문
1. 나는 이주민과 난민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나와 희망을 나누는 형제자매로 바라보고 있나요?
2. 우리 공동체(가정·본당·단체)는 이주민과 난민을 실질적으로 환대하고 참여하도록 돕는 어떤 구체적인 선택을 하고 있습니까?
3. 내가 간직한 희망은 무엇이며, 그 희망을 함께 나누는 증거로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까요?
기도
자비로우신 하느님, 이주민과 난민의 삶 안에서 희망을 증거하는 당신의 은총을 바라봅니다.
우리가 두려움과 배척이 아닌 환대와 연대로 응답하게 하시고, 이 땅에서 차별과 혐오를 넘어 새로운 희망의 길을 열게 하소서.
이주민과 난민이 당신 나라의 선교사로 살아가도록 지켜 주시고, 우리 모두가 함께 하늘의 시민으로서 참된 평화와 형제애의 공동체를 이루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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