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 1주기 추모 심포지엄] 교황 프란치스코의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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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는 2026년 4월 21일 화요일 오후, 예수회센터 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1주기 심포지엄 「교황 프란치스코의 유산」을 개최했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은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1주기를 맞아, 단순한 추모를 넘어 그가 남긴 신학적·영적·사회적 유산을 오늘의 현실 속에서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를 함께 성찰하는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행사는 『가톨릭평론』 2026년 봄호 특집에 실린 세 편의 글을 바탕으로, 성직자·평신도·수도자의 시선을 통해 교황의 유산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발표와 토론을 통해 이를 공적 대화로 확장하는 데 의미를 두었습니다.
프란치스코라는 이름: 제도를 넘어서는 교회의 길
첫 번째 발제에서 우리신학연구소 박문수 소장은 “내 심장에 남은 교종 프란치스코”라는 제목으로, 교황이 선택한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이 지닌 의미를 중심으로 그의 사목적 방향을 해석했습니다. 발제에서는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이 단순한 전통의 계승이 아니라, 오히려 기존의 제도와 관습에 안주하지 않고 쇄신과 개혁을 요청하는 상징이라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 바깥이 아니라 교회 내부에서 ‘십자가의 길’을 걸으며, 신앙이 제도와 관습 속에 머무르지 않고 복음의 급진성을 회복하도록 끊임없이 요청해 왔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오늘 한국 교회가 직면한 현실, 즉 변화를 요구받으면서도 여전히 익숙한 구조와 문화에 머무르는 모습을 성찰하게 하는 중요한 질문으로 제시되었습니다. 따라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산은 특정한 정책이나 프로그램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하는 교회”를 향한 지속적인 요청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제안이 이어졌습니다.
변방으로 나아가는 교회: 가난과 자비의 영성
이어 성삼의 딸들 수녀회 국춘심 수녀가 "친교의 전문가, 만남의 신비가"라는 주제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해 온 ‘변방’과 ‘가난한 이를 위한 가난한 교회’의 의미를 집중적으로 다루었습니다. 발제는 무엇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한 ‘변방’은 단순한 지리적 개념이 아니라, 사회적·존재론적 주변부, 가난한 이들, 소외된 이들, 목소리를 갖지 못한 이들을 포함하는 개념임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축성 생활자들에게 요구한 사명은 바로 이러한 자리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이라는 점을 짚었습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의 삶 자체가 ‘가난한 이를 위한 가난한 교회’라는 비전을 체현한 것이었으며, 이는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오늘 교회가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할 과제임이 강조되었습니다. 교황이 남긴 유산은 이미 완성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우리가 이어가야 할 요청으로 남아 있다는 성찰 또한 이어졌습니다.
식별과 갈등: 신앙이 현실을 살아내는 방식
마지막으로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박상훈 신부가 "체류와 식별, 교황이 준 선물"을 주제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해 온 ‘식별’과 ‘갈등에 대한 이해’를 우리 신앙의 핵심 태도로 제시하는 발제가 이어졌습니다. 박상훈 신부는 식별이 단순한 선택의 기술이 아니라, 현실을 영적으로 파악하고 하느님의 뜻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갈등을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고, 인간 삶의 필수적인 요소로 이해하며, 그 긴장을 견디고 더 큰 조화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것이 신앙의 길임을 제시했음을 돌아보았습니다. 특히 양극화와 분열이 심화되는 오늘의 사회와 교회 현실 속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러한 관점이 갈등을 회피하기보다 대화와 조화를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였음을 상기하였습니다.
함께 이어가는 유산: 프란치스코 이후의 교회
이어진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세 발제자의 논의를 바탕으로, “프란치스코 이후, 우리는 무엇을 이어갈 것인가”라는 질문이 중심 주제로 다루어졌습니다. 참석자들은 교황 프란치스코가 남긴 가장 중요한 유산이 특정한 제도나 성과가 아니라, 복음적 삶의 방식—겸손, 자비, 연대, 그리고 끊임없는 쇄신—이라는 데 공감했습니다. 또한 그가 미처 완성하지 못한 과제, 특히 시노달리타스와 교회 개혁, 성직주의 극복,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는 앞으로 한국 교회가 책임 있게 이어가야 할 과제로 제시되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1주기를 맞아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교황 프란치스코를 기억하고 기린다는 것은 무엇보다 그의 삶과 메시지를 오늘의 현실 속에서 다시 살아내는 데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참석자들은 그가 던진 질문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그 유산은 지금 우리의 선택과 실천 속에서 계속 완성되어야 한다는 점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는 앞으로도 교회의 사회적 책임과 복음의 공공성을 탐구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요청—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 대화하는 교회, 식별하는 교회—를 한국 사회 안에서 구체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성찰과 연대를 지속해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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