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국가안보와 인간안보

김성환SJ 163.♡.183.94
2020.04.29 14:39 37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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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전에도 한반도에는 여러 번의 국지전이 있었다. 이러한 국지전이 모여서, 결국에는 한국전쟁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는데, 나는 그런 주장에 동의한다. 그 당시에 이승만 정권은 북쪽으로 진격하자는 이야기를 했고, 이 땅의 크리스천 가운데 일부도 그러한 주장을 지지했다.

 

그 이후 한반도에는 국가안보라는 유령이 맹위를 떨치기 시작했다. 이러한 맹위는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정권까지 이어졌다. 직업군인들이 지배하는 정권이 끝나고, 직업군인 출신 아닌 분들이 대통령으로 있었던 시절은 그나마 괜찮았을까? 문민정부라는 김영삼 정부, 국민의 정부라는 김대중 정부, 참여정부라는 노무현 정부, 이명박, 박근혜 정부까지 국가안보라는 유령은 여전히 힘을 발휘했다.

 

그러면 현재의 문재인 정부에서는 어떠한가? 아이러니하게도, 국가안보라는 미명하에,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보다 더 많은 국방비를 지출했고, 2020년 올해만 501,527억 원을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했다. 오래전부터 남한은 북한보다 국방비를 많이 지출했고, 지출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남한이 국방력에 있어서 북한을 앞섰다고 한다. 몇 년 전에는 남한의 국방비가 북한보다 34배 더 많았고, 2020년 올해는 27. 5배나 더 많다.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제주해군기지는 미국의 침략전쟁의 전초기지가 되어 버렸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에는 약 1조라는 돈이 투입되었다. 왜 미국의 침략전쟁의 전초기지를 건설하는데, 한국 정부가 1조라는 돈을 써야 했는가?

 

게다가 제주해군기지는 부실공사로 지어졌다. 해군은 태풍만 오면 어디론가 도망간다. 해군기지가 안전하지 않다는 뜻이다. 방파제가 부실공사로 지어졌고, 기지가 태풍의 길목에 잘못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 년 전,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해군들의 기지 사용률이 60%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사본 -태풍오기전 텅 빈 해군기지.jpg

20089, 제주해군기지 건설반대 여론이 높아지니, 이명박 정부는 제주해군기지 공식 명칭을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으로 정했다. 군함이 들어오는 해역에 크루즈도 들어와서 제주경제를 살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 500여억 원을 투자해서, 2019년에 완공된 해군기지 옆 크루즈터미널은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눈가림으로 두 번 크루즈가 다녀갔고, 개점휴업이다. 시간이 갈수록 해군은 크루즈가 들어오지 못 하도록 할 것이다. 그 많은 평화애호가들이 과거에 주장했던,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은 대국민 사기극이다라는 주장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자칭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건설에 1조 원이 넘는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었다.

 

지난 416, 정부는 올해 국방비 50조여 원 중에서 9천여억 원을,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을 마련하는 데 쓰겠다고 했다. 해방 이후 정부가 국방비를 삭감해서 국민의 안전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데 쓰겠다고 한 것은 이것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이런 정부의 조그마한 행동이야말로, 국가안보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안전도 중요하다는 조그마한 생각의 변화라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야말로, 맹목적인 국가안보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인간안보를 생각하는 조그마한 발걸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년 기준 군사비 지출 세계 Top 10에 들어가는 나라들의 군사비 총액이 19,170억 달러이다. 한국은 439억 달러를 써서 세계 10위의 나라가 되었다.

 

지난 부활절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종은, “사람들을 치료하고 생명을 살리는 것으로 사용돼야 할 막대한 자본을 소비하면서, 끊임없이 전쟁 무기를 생산하고 매매할 시기가 아닙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이제 세상은 코로나19 이전의 세상과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으로 나뉘게 되었다.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에서는, 세계 중요 군사 강국들이 국가안보라는 미명하에 군비 경쟁을 하는데 돈을 쓸 것이 아니고, 인간안보 차원에서, 자국민과 세계시민의 실질적인 안전을 생각하는데, 돈을 써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코로나19보다 더한 바이러스가 인류의 안전망을 위협할 것이다.

 

 

김성환 신부(예수회)

제주 성 프란치스코 평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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