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얀마 리포트] 21세기에 쿠데타라니!

강선우 121.♡.116.95
2021.03.10 16:23 1,56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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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의 배경

202121일 아침 미얀마 전국에 있는 온 국민이 혼란에 빠졌다. 갑자기 통신이 끊기고 TV를 볼 수 없었다. 미얀마 국민은 잠깐의 먹통이겠지 했는데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미얀마 커뮤니티에서는 외신을 통해 쿠데타를 감지했고, 초조한 마음으로 국영 방송 MWD, MRTV의 브리핑을 기다리고 있었다. 차츰 미얀마 내의 국민들도 알게 되면서 오전 내내 국내외 모든 미얀마인들이 멘탈붕괴인 상태로 국영방송 브리핑을 넋을 잃고 기다려야만 했다. 혹시 했지만 오후 1시쯤 국영방송 MWD에서 타마도(군부)1년간 비상사태로 선언하고, “202011월 선거 부정에 대응해 아웅산 수찌 국가고문과 윈민 대통령 및 고위급 정부인사를 구금조치 했고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에게 입법 사법 행정 모든 권력이 이양됐다라고 덧붙였다.

 

쿠데타 이후 미얀마 상황은?

많은 사람들이 국영방송 비상선포 브리핑을 듣고 그제서야 쿠데타가 사실임을 알게 되었다. 사실 확인을 하고 72시간, 3일 내에 불법 시위를 하면 군부에 진압명분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아서 미얀마 내 분위기는 조용했고 모두가 조심스러웠다. 3일이 지난 이후 국민들은 바로 길거리에 나와서 군부에 저항하는 것보다 코로나 19 상황에서 거리 두기 차원에서 집에서 머물되 야밤에 냄비나 팬을 두드리는 행위를 함으로써 쿠데타에 반대함을 분명히 알렸다. 이는 미얀마에서 악귀를 쫓아낸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후 엘리트 집단인 의사들이 앞장서서 시민불복종운동 (CDM, Civil Disobedience Movement)’에 참여하고 연이어 초중고 교사들이 이 운동을 전개해 나갔다. 드디어 쿠데타 4일째인 24일에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외국어대와 의대생들이 주도하여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첫 번째 가두시위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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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 운동에 참여한 시민 계층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민 계층은 다양하다고 볼 수 있다. 세대, 계층, 민족, 종교를 떠나서 모든 국민들이 군부 쿠데타에 저항해야 한다는 하나 된 마음으로 군경 쿠데타 세력의 강경진압에 목숨을 걸고 맞서고 있다. 세계는 지금 코로나 19로 인해 제한적인 모임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금 미얀마 시민들에게는 그럴 만한 여유가 없고, 반세기 넘게 군부의 통치 아래서 억눌려 살며 느꼈던 뼈저린 아픔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는 의지로 고된 나날을 보내고 있다.

 

1988년과 2007년 실패한 두 번의 큰 항쟁과 달리 이번 시위대의 특징 중 하나는 젊은 층의 참여다.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라고 알려져 있는 젊은 층의 참여는 모든 국민을 놀라게 했고 시위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불법적인 이번 군부 쿠데타 세력에 맞서 저항운동을 하는 데 있어 Z세대가 앞장을 서고 ‘88세대(1988년 시위를 주동했던 연령층)’가 뒷받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얀마에서 국민민주연맹(NLD)2015년에 미얀마 총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되고 진정한 문민정부로의 정권교체를 하게 되었다. 이때 과거에 누리지 못한 민주주의적 자유를 10대와 20대가 접하게 되었다. 반세기 넘게 군부 통치 하의 폐쇄된 국가와 국민으로 살아온 30대 이상 연령대보다 IT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었고, 인터넷 등을 통해 국제사회의 흐름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이런 경험 등을 바탕으로 IT를 활용, 언론을 장악한 군부의 왜곡보도를 바로잡고 그들의 잔혹한 만행을 실시간으로 전 세계로 알림으로써 미얀마의 참상과 진실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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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핸드폰과 인터넷으로 실시간 전 세계에 알리는 일도 쉽지가 않았다. 군부가 공식적으로 26일부터 미얀마 전체 인터넷을 중단해 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Z세대는 가상사설망(VPN)으로 우회해 인터넷을 계속 활용했다. 이뿐만 아니라 미얀마 내 대부분의 경제권을 쥐고 있는 군부, 친군부와 연계되어 있는 기업, 또한 그들의 인맥들까지 낱낱이 파헤쳐 보이콧 리스트를 만들고 적극적인 불매운동을 펼쳐 나가는 것은 과거 8888항쟁과 2007 샤프린 혁명 때와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현 시위대에서 두 번째로 주목할 대상은 미얀마 사회에서 엘리트라고 할 수 있는 의사들의 저항운동 참여다. 쿠데타 전 코로나19로 전국에 있는 의사들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쿠데타 발발 후 3일째 되던 날에 쿠데타에 반대하는 의미로 모든 업무를 중단하는 시민불복종운동에 나섰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양곤 의대의 총장이 시민불복종운동에 적극 참여를 독려했고 그 후 교육부, 기술부, 국영 철도 노동자, 각 부서별 공무원, 은행원, 공장노동자까지 대거 행동에 나섰다.

 

세 번째로 주목할 점은 버마족뿐 만 아니라 미얀마 내의 다양한 민족의 시위 참여다. 군부 통치 아래 탄압을 받아왔던 소수민족들은 미얀마의 중심 부족인 버마족에게 반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군부 쿠데타 상황에서 꺼친족, 꺼야족, 커란족, 친족, 몬족, 라카인족, 샨족까지 전국적으로 적극 반 쿠데타 저항운동을 펼치고 있다. 심지어 최근까지 군부에게 학살을 당한 로힝자까지 참여하게 되었고 미얀마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페이스북에서는 이번 쿠데타를 겪으면서 그동안 외면하고 모른 척했던 소수민족들의 아픔을 공감하게 되었고 과거를 반성한다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그리고 쿠데타가 정리되면 사과를 해야겠다는 캠페인이 벌어졌다. 군부의 반인륜적인 범행을 당하고 나니 내전으로 70년 넘게 학대를 당해온 소수민족들의 아픔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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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는 다양한 종교 교단의 쿠데타 반대 시위 참여다. 미얀마 시민의 대다수가 불교신자지만, 이번 쿠데타 저항에는 이슬람교, 개신교와 천주교 그리고 전통 신앙을 믿는 점술가까지 시위대에 나서고 있다. 다만 가장 많은 신도를 자랑하는 불교에서는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져 있고 법납이 높은 노스님들이 이번 군부 쿠데타 저항운동 참여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승가대학교 세우고, 봉사활동을 많이 하는 스님으로 알려져 있는 어느 노스님과 쉐찐종 주지스님이 쿠데타가 발생한지 한 달이 넘고 수많은 희생자가 나온 후인 34일에야 다소 애매한 공식 성명서를 발표했다. 미얀마 국민들이 정신적으로 의지하고 믿는 스님들이 쿠데타에 대한 애매한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젊은 불교도들은 배신감까지 느끼고 있다고 전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가면을 쓰고 사는 사람들의 가식적인 모습들이 낱낱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이것이 미래의 미얀마로 가는 데 있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시위대에 참여한 국민들의 희생은?

24일 이후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길거리 시위에 나서고 연이어 전국으로 퍼져 나간 시위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죽고 부상과 봉변을 당하는 일들이 매일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친군부 23천여 명의 범죄자들을 교도소에서 풀어주었고 이들은 시민들 틈에 끼어서 폭력적인 행동을 조장하고 있다. 전국에 흩어져 야간이면 폭력과 난동을 부리고, 밤에는 방화와 길거리 위협으로 공포 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는 1988년 군부 쿠데타 세력이 하던 방식 그대로다. 조장된 폭력으로 무고한 시민들을 체포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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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는 80년대 저지른 잔인한 방식을 그대로 반복하며 시위대를 겁주고 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시민들은 침착하고 지혜롭게 그 범죄자들을 시위대 내에서 찾아내서 군부의 만행을 고발하고 있다. 1988, 2007년 과거 두 번의 항쟁에서는 난동을 부리는 범죄자들이 있을 때 감정조절 못하고 직접적 대응으로 맞서며 군부의 계획에 휘말려 들었다. 하지만 이 번 쿠데타 저항에서는 찾아낸 범죄자들을 공개된 장소에 묶어놓고 실시간 영상을 촬영하면서 누구의 명령으로, 어떤 이유로, 어떤 무기를 쓰고, 어떤 범행을 하게 되는지 공개 재판하듯 취조하며 진실을 밝혀내고 있다. 이렇듯 시민들은 낮에 거리 시위를 나서든 야간 주민 순찰을 하든 평화적 저항 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렇지만 군부의 범행은 날이 갈수록 잔혹해지고 반인륜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들의 잔혹한 범행은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낮이든 밤이든 길거리든 집이든 어린 아이부터 노인들까지 가리지 않고 저지르고 있다.

 

미얀마의 수도 네피도에서 19세의 여학생이 경찰이 쏜 실탄을 맞아 뇌사에 빠졌고 그녀는 결국 사망했다. 이 첫 번째 희생자가 나온 29일 이후 오늘 38일까지 사망자는 미얀마 국내 언론에 따르면 52명에 이르고 있다. 군부와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무자비한 실탄 사격을 가하고 있는데 신체의 다른 부위도 아닌 시민들의 머리만을 향하고 있다. 이는 군부가 의지하고 있는 기괴한 사람(점술가)한 나라의 왕이 되려면 머리에 총을 쏴야 한다라고 말했기 때문인지 희생자의 대부분이 머리에 총을 맞아 사망을 했다. 21세기 백주대낮에 쿠데타가 일어나고 점술가의 말을 믿고 국민을 죽이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곳곳에서 시시각각 벌어지는 나라가 미얀마다. 기괴한 미신에 집착하는 미얀마 군부의 어처구니없는 수많은 행동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자세히 다루어 보기로 하겠다.

 

 

 

글, 사진 제공 

강선우(웨 노에 흐닌 쏘)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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